쉰일곱,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운동을 시작한다는 게 쉬운 결심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동네 새마을금고 지점 게시판에 붙어 있던 파크골프 클럽 회원 모집 안내문 하나가 제 인생 후반전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오늘은 그 입문기와 함께, 왜 이 운동이 은퇴 이후의 삶에 이렇게 잘 맞는지, 그리고 제가 직접 써보고 감탄한 파크골프채 이야기까지 풀어보려 합니다.


## 골프채 대신 동네 공원으로 — 입문 계기


젊었을 때부터 필드 골프를 동경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라운드 한 번 나가려면 반나절이 훌쩍 지나가고, 그린피에 캐디피에 카트비까지 더하면 지출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은퇴를 앞두고는 시간은 있어도 돈이 아깝고, 아직 현업에 있을 때는 돈은 있어도 시간이 없는 딜레마가 계속됐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나간 파크골프 체험 행사에서, "아, 이거다" 싶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 자루의 나무 채로 티샷부터 퍼팅까지 다 해내야 하는 단순함, 18홀을 도는 데 채 두 시간이 걸리지 않는 가벼움, 그리고 무엇보다 집 앞 공원에서 매일 즐길 수 있다는 접근성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 클럽 활동의 즐거움 — 사람을 만나는 운동


파크골프를 시작하고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인간관계였습니다. 동네 클럽에 가입하니 매일 아침 같은 시간, 같은 얼굴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처음엔 그저 인사만 나누던 사이가 몇 달 지나니 서로의 안부를 챙기는 사이가 되더군요. 은퇴 이후 사회적 관계가 좁아질까 걱정하시는 분들께 특히 권해드리고 싶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실제로 파크골프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사회적 교류의 장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운동하며 건강을 증진시키는 등 긍정적인 사회적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 새마을금고 협회장기 등 각종 대회 출전기


클럽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회 소식도 접하게 됐습니다. 저희 지역 새마을금고에서는 지역 협의회 차원에서 파크골프 어울림 한마당을 열어 지역 선수단 회원 등 400여 명이 참여해 경기를 치렀고, 입상자는 상장과 상금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그저 구경만 하려고 갔다가, 클럽 회장님의 권유로 얼떨결에 출전했는데 의외로 문턱이 낮았습니다.


대회의 규모도 상상 이상입니다. 동호인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파크골프는 전국대회 총상금 2억 원, 우승 상금 5000만 원 시대를 열었고, 대한파크골프협회 가입 회원 수도 몇 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어나 전국적으로 동호인 규모가 50만 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물론 저 같은 초보가 그런 거액의 상금을 노리는 건 아니지만, "이번 분기 협회장기에는 어디까지 올라가 볼까" 하는 목표가 생기니 아침에 눈뜨는 이유가 하나 늘었습니다. 참가비 부담도 크지 않아서, 대회 규모나 주최 측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참가비는 1만 원에서 3만 원 선으로 책정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대회를 따라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국 여행을 하게 되는 것도 큰 매력입니다. 대회 삼아 떠난 지역에서 그 지역 특산물도 맛보고, 낯선 공원에서 새로운 동호인들과 라운드를 도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 골프와 비교했을 때 파크골프가 유리한 점


필드 골프를 오래 동경해온 사람으로서 냉정히 비교해보면 이렇습니다.


**시간.** 필드 골프는 이동, 라운드, 뒤풀이까지 하루를 거의 다 씁니다. 파크골프는 18홀에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이면 충분해서, 아침 운동 삼아 다녀와도 오후 일정에 지장이 없습니다.


**비용.** 필드 골프는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를 합치면 한 번 나갈 때마다 목돈이 나갑니다. 반면 파크골프는 채와 공, 장갑 정도만 갖추면 그다음부터는 클럽 활동비와 저렴한 입장료(그린피)만 부담하면 됩니다. 전국 파크골프장의 입장료를 살펴보면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 시설이 대부분이라 무료이거나 매우 저렴한 수준인 곳이 많고, 유료인 곳도 필드 골프 그린피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지역별 정확한 입장료는 대한파크골프협회나 각 지자체 파크골프장 홈페이지를 참조하시면 확인이 쉽습니다.


**진입 장벽.** 클럽의 규격은 길이 약 85센티미터, 무게 약 525그램 정도로 골프에 비해 위험 요소가 적고 휘두르기도 편해서, 주로 은퇴한 노년층들이 즐기는 스포츠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채 하나로 모든 샷을 해결하니 배워야 할 스윙도 하나뿐입니다.


## 처음부터 좋은 채를 써야 하는 이유


주변에서 "어차피 초보인데 싼 걸로 시작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골프도 그렇지만, 파크골프 역시 채의 소재와 만듦새가 곧바로 타구감과 방향성으로 이어집니다. 저렴한 입문용 채로 시작했다가 이상한 스윙 습관이 붙으면, 나중에 좋은 채로 바꿔도 그 습관을 고치기가 더 어렵습니다. 실제로 국내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일본 파크골프채는 대체로 타감과 밸런스 쪽에서 평가가 좋은 편이고, 모델별로 성격 차이가 분명해서 내 스윙에 맞는 타입을 고르면 만족도가 크게 올라간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헤드가 임팩트 순간 흔들리지 않고, 샤프트가 스윙을 버텨주는 채일수록 방향성과 거리 편차가 확실히 줄어든다는 걸 저도 직접 체감했습니다.


## 미나베 MM-Gold와 MM-01 — 직접 써본 후기


여러 브랜드를 전전하다 마지막으로 정착한 것이 미나베(MINABE) 파크골프채였습니다. 미나베는 57년 경력의 일본 골프클럽 장인 미나베 마쓰히코의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채를 쥐어보면 그 오랜 세월의 손끝이 느껴진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먼저 MM-Gold. 처음 스윙을 했을 때의 인상은 "묵직하면서도 정직하다"였습니다. 좌우에 박혀있는 균형 웨이트 추 때문인지 임팩트 순간 헤드가 흔들리는 느낌이 거의 없고, 친 방향으로 공이 그대로 뻗어나가는 직진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퍼팅 구간에서도 손끝으로 전해지는 타구감이 명확해서, 거리감을 익히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MM-01. 이 채의 가장 큰 매력은 무게 조절 기능입니다. 필드 골프에서 자신의 스윙에 맞춰 클럽을 피팅하듯, MM-01도 플레이어의 체형과 스윙 스타일에 맞춰 헤드 무게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스윙 스피드가 예전 같지 않은 사람은 무게를 살짝 가볍게, 반대로 힘 있게 밀어치는 스타일의 동반자는 무게를 더해 안정감을 높이는 식으로 각자에게 맞는 세팅이 가능했습니다. 클럽 회원들끼리 서로의 채를 바꿔 쳐보면서 "이 정도 밸런스면 나도 비거리가 늘겠는데"라며 다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이상의 밸런스와 완성도를 가진 파크골프채를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마무리 — 저렴하게, 즐겁게, 오래 즐길 수 있는 레포츠


파크골프를 시작한 지 이제 반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그사이 몸은 가벼워졌고, 아침에 눈뜨면 오늘은 클럽 회원들과 몇 홀을 돌지 계획을 세우는 낙이 생겼습니다. 돈 걱정 없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전국을 다니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이만한 레포츠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아직 망설이고 계신 분이 있다면, 일단 채 하나 좋은 걸로 장만하시고 동네 공원으로 나가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인생의 새로운 재미가 거기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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